01 / ABOUT THE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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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이서에서 얇디얇게 깎여 나온 생햄을 혀 위에 올리면 체온에 섬세한 지방이 녹아내리며 응축된 감칠맛과 은은한 짠맛이 부드럽게 퍼진다. 아사쿠사의 한적한 골목에 자리 잡은 이탈리아 요리점 ‘nacol’에서는 유럽 각지와 일본 내 생산자에게서 엄선한 장기 숙성 생햄을 중심으로 오마카세 코스를 선보인다. 그중에서도 인상적인 것은 프랑스산 장봉 도베르뉴에 진한 발효 버터를 곁들여 고소한 브리오슈와 함께 맛보는 구성이다. 따뜻한 빵의 온기와 버터의 풍미가 고기의 매끄러운 식감을 돋보이게 해 입안 가득 층층이 쌓인 향이 번진다.
생햄의 개성을 살려내는 접근법은 다채로우며, 온도 차와 질감의 조화가 도처에서 빛난다. 갓 튀겨낸 온기를 품은 뇨코 프리토에 이베리코 베요타와 과일, 자가제 리코타를 얹은 한 접시나, 가고시마 후쿠도메 소목장의 프로슈토에 부라타 크레마와 복숭아, 멜론을 곁들인 과일 요리 등 단맛과 신맛, 짠맛의 조화가 훌륭하다. 여기에 김이 피어오르는 니가타산 ‘유키츠바키’ 쌀밥에 숙성 햄을 얹어 밥의 단맛과 열기로 녹아나는 지방을 김과 함께 싸 먹는 방식 또한 이곳만의 기분 좋은 놀라움을 선사한다.
코스를 뒷받침하는 요리도 정성이 가득하다. 곰보버섯 육수가 깊게 밴 생햄 수프로 시작해, 바삭하게 튀긴 덴스케 붕장어에 달콤한 지방의 라르도를 곁들인 생선 요리로 경쾌하게 이어진다. 메인으로는 짚불 향을 입힌 도쿄 비프나 살팀보카 스타일로 완성한 새들백 돼지의 육즙 가득한 고기 요리가 준비되어 재료 본연의 힘 있는 식감을 만끽할 수 있다. 코스를 마무리하는 파스타는 털게의 진한 감칠맛을 머금은 토마토소스나 어란 발효 버터 등에서 고를 수 있으며, 원하는 양으로 조절할 수 있는 점도 반갑다.
차분한 카운터석으로 꾸며진 매장에서는 요리에 맞춘 와인 페어링과 치란 호지차 레몬글라스 등 논알코올 음료도 충실하게 갖추고 있다. 식사 후에는 진한 피스타치오 젤라토가 기분 좋은 여운을 남기며, 고소한 ‘Nacol 피칸 너츠’를 기념 선물로 포장해 갈 수도 있다. 점심과 저녁 모두 완전 예약제로 운영되므로 방문 전 예약 일정을 확인하고 자리를 마련해 두는 편이 좋다.







